지금 내가 홀로 떠있는 우주, <그래비티>

gravity

그래비티를 보고 나오는 길에 nell의 그래비티 연작 마지막 앨범이 헤드폰에서 나왔다. 2호선 환승길에 만난 정신이 나간듯한 검버섯이 가득한 얼굴의 한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부부의 초상화가 앞뒤로 들어있는 액자를 사람들에게 계속 뒤짚어가며 보여주며 광인만이 지을 수 있는 순수한 웃음을 싱글벙글 지었다. 조금 더 걸어가자, 싸구려 칫솔과 면봉 노점을 단속하는 지하철 직원이 보였고 그를 지나치며 뒤돌아본 시야에는 단속을 당해 보자기를 주섬주섬 주워담는 거친 피부의 할머니가 보였다. 틀니를 하신건지 이가 없는건지, 앙 다문 입에는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있었다. 영화를 보며 시작된 울컥거림은 지하철 2호선을 갈아타는 곳까지 계속해서 주체할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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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>, <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> 그리고 <GRAVITY>. 내가 넘겼다고 생각했던 어떤 지점에 서서 인생에 대해 반복적으로 얘기한다. 그리고 나는 심하게 감정적인 요동을 느낀다. 아직 그 지점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착각하고 있었던게 아닐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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